모든 부장 공모…KEB하나은행의 '인사 실험'

입력 2017-01-19 19:38  

함영주 행장의 인사 키워드는 성과·세대교체

성과 경쟁 통해 리더 선발
퇴직한 지점장들 재고용

새 지점장 41%가 40대
"소비자 금융수요 신속 대응"
여성 지점장도 9명 발탁



[ 김은정 기자 ] KEB하나은행이 19일 본점 부서장 전원을 사내 공개모집을 통해 선임하는 파격 인사를 했다. 우수한 실적에도 나이 제한 등에 걸려 퇴직한 전직 지점장 네 명을 다시 채용하고 신규 선임 지점장의 40% 이상을 40대에서 발탁했다. 핀테크(금융+기술) 확산과 인터넷전문은행 등장 등 금융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만큼 경쟁을 통한 성과주의 확산과 조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KEB하나은행이 이날 발표한 올해 상반기 정기 인사의 키워드는 성과주의 확산과 세대교체다. KEB하나은행은 여신심사, 미래금융, 프라이빗뱅킹(PB) 등 본점 54개 부서장 인사에 앞서 부서장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공모 절차를 밟아 이 중 절반을 이동·교체했다. 현직 부서장은 물론 부서장 희망자에게 조직운영 전략과 목표 등을 담은 신청서를 내도록 한 뒤 임원 평가단이 사내 평판과 성과, 리더십, 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적임자를 결정했다. 자산관리·투자은행·핀테크 등의 부서에서 경쟁률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전문성과 자발성이 맞물렸을 때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사내 공모를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함 행장은 임직원에게 “금융업권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고 핀테크 업체들이 빠르게 은행 영역을 침범하고 있어 이전과는 다른 창의성으로 기존 관성을 넘어서야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성과급제를 대폭 확대한 시니어 재취업 프로그램을 가동한 것도 이번 인사의 핵심이다. KEB하나은행은 이번 인사에서 2015년과 2016년에 퇴직한 전직 지점장 네 명을 지점장으로 다시 채용했다. 뛰어난 영업 실적과 조직 발전에 기여한 공로 등을 감안했다. 다만 이들에게는 성과급 비중이 50% 이상인 급여체계를 적용, 성과주의를 확산하는 계기로 삼을 방침이다. 일반 지점장의 성과급 비중은 약 15%다. KEB하나은행은 재채용된 퇴직 지점장들이 탁월한 성과를 내면 임원 승진 기회도 부여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존 인사제도의 틀을 탈피해 혁신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하고 성과주의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퇴직 지점장 재채용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공서열이나 연령에 구애 받지 않고 성과와 노력만으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알리면서 조직 긴장감도 높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은 이와 함께 40대 팀장급을 대거 지점장으로 발탁해 세대교체를 가속화했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58명의 지점장 중 약 41%(24명)가 40대다. 이로써 890명 안팎인 전체 지점장 중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0%대 중반에서 30%로 높아졌다. KEB하나은행은 인구 고령화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자산관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서 9명의 신규 여성 지점장도 선임했다.

KEB하나은행은 아울러 본점 인력 150여명을 감축해 영업현장에 배치하고, 영업본부장에게 해당 지역 직원의 인사·예산 관련 전권을 부여해 자율성과 책임감을 높이도록 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정기 인사 때는 은행권 최초로 개인 영업실적보다는 고객 수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한 직원을 우선 승진시키는 발탁 인사를 해 주목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융복합화하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일선 부서장들이 업무를 주도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받는 은행권 인사 및 조직 실험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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